비싼 이전비에 입주 기피 '반쪽 특화단지'
10일 인천시 서구 검단에 위치한 도금단지에서 단지 관리업체 관계자가 미분양된 공장의 문을 열어 보이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46개 업체의 입주가 가능한 남동산단 특화단지에도 20여개의 업체만 들어선 상황이다. 화학물질 취급 업체들이 한데 모여 안전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집적 시설인 특화단지는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곳 모두 안전시설 기준을 강화한 화학물질관리법 제정(2015년) 이후 만들어져 현행 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검단일반산단에 있는 특화단지는 조성 과정에서 폐수처리설비 지원 등의 명목으로 시비와 국비를 포함해 모두 약 46억원을 받았고, 남동산단 특화단지도 같은 명목으로 약 1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았다.
검단일반산단과 남동산단 특화단지는 각각 2017년, 2015년 6월 준공했다.
업체들은 여전히 특화단지 이전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시설 이전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서구 가좌동의 한 도금업체 관계자는 "특화단지로 들어가려면 기존 기계를 모두 고철값에 팔고 전부 새로운 설비로 설치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수익도 없는 상황이라 이전할 엄두도 안 난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이뤄져야 대부분 업체가 이전을 결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충남 서산 롯데케미칼 화학 공장에서 폭발로 작업자와 인근 주민 등 50여 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화학 공장 안전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특화단지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한다. 인천은 반월시화산단 다음으로 뿌리산업이 많은 곳"이라며 "업체 이전뿐 아니라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는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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