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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록시펜' 내달 임상승인 추진… 특허 끝나 가격경쟁력 높아

신지영 신지영 기자 발행일 2020-05-14 제2면

경기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골다공증 치료제… 사스 억제 효과
식약처 승인땐 4개월내 결과 도출
'렘데시비르'대비 경제성 장점 꼽혀

경기도가 오는 6월 임상승인을 목표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다.

13일 도·경기바이오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의체가 구성됐다. 도내 병원 중엔 아주대학교병원과 고려대 안산병원이 참여했고, 공공병원 중엔 경기도의료원이 참여한 3자 협의체다.

협의체는 골다공증 치료제인 랄록시펜(Raloxifene)을 활용해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랄록시펜은 메르스 사태(2015년)를 계기로 경기도가 치료 물질로 발굴한 약품이다.

세포 시험을 벌인 결과, 랄록시펜이 사스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와 사스 바이러스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코로나19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이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협의체는 6월 중으로 식약처에 임상승인 시험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통상 한달 간 임상승인 시험계획서를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지만, 코로나19가 비상상황인 만큼 최대 2주 안에 결론을 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는 최근 식약처와 사전 면담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 이미 임상승인 시험계획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식약처에 100여건의 임상승인 신청이 접수됐고 이 중 실제 품목 승인을 받은 것은 불과 7건 밖에 되질 않는다. 임상승인이 까다로운 만큼, 협의체는 만전을 기해 준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임상승인이 떨어지면 빠르면 4개월 이내에 임상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임상시험은 전임상-제1상-제2상-제3상-제4상까지 진행돼야 하는데 랄록시펜은 이미 안전성 검증을 마쳐 2단계 임상으로 곧장 진입할 수 있다.

제1상에서 제3상까지 최대 7년까지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랄록시펜이 임상을 통해 약효가 검증되면 코로나19 치료 후보군으로 꼽히는 경쟁 약품보다 가격 면에서 장점을 지닌다.

유력 후보군인 렘데시비르(Remdesvir)는 2027년까지 특허가 남아 있어 특허권 분쟁이 벌어질 여지가 있지만, 랄록시펜은 2017년 특허가 만료돼 자유롭게 제네릭(특허가 만료돼 동일 성분으로 다른 회사에서 생산하는 약)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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