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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경기]새로운 직접민주주의 방향 제시…화성시 '주민자치회'를 만나다

김태성 김태성 기자 발행일 2021-03-22 제5면

마을의제 '눈높이 맞춘' 민·관…전국지방자치의 '롤모델'

4. 2020 동탄5동 자치계획 워크숍
주민자치회가 주민자치계획 수립을 위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서철모 시장 '공약' 시범사업으로 진행
시민 참여·관심 높여 함께 지역현안 논의
자치지원관 배치… 공감대 확산 노력도
전국박람회 제도정책분야 '최우수' 선정
市, 통합관리 연계… 집단지성 실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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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할 일은 마을이 결정합니다."

4천여명의 주민이 사는 화성시 양감면에는 사교육 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1곳 등 모두 3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123명뿐인데 공교육 외에 다른 배움을 더하기 위해서는 타지로 나가야 할 형편이다.

이 같은 아이들의 상황이 가장 큰 고민이었던 양감면 주민자치회는 지난해부터 지역맞춤형 주민자치 의제 사업으로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학교를 개설하고 드론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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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을 대표하는 신도시인 동탄7동은 하루 1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이용하는 통학로 대부분이 차량통행이 많은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는 고민이 있었다.

이에 '미래를 향한 발자국, 안전한 등하굣길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지역 내 학교 앞 횡단보도 33개소에 노란발자국을 만들었고 학생들이 보다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민 만족도를 높였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우리의 삶 터인 마을과 지역사회가 따뜻하고 건강한 보금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시민이 시정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서 시장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서 시장의 공약으로 지난 2019년 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인 '주민자치회'가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직접민주주의모델로 떠올랐다.

■ 민관이 함께 만드는 협치의 공동체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의 진화 형태인 주민자치회는 민선 7기 서 시장의 대표 공약 중 하나다. 화성형 주민자치회를 통해 지방자치에 시민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고 이를 통해 지역현안을 주민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함으로써 주민이 지역사회의 주인이 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예전의 주민자치위원회가 획일화된 과제를 수행하는 수동적 조직이었다면 주민자치회는 직접 지역 내 의제를 발굴함은 물론 주민총회를 통해 발굴될 의제의 실행 여부를 찬반으로 묻기도 한다.

지난 2019년 2월 시범사업이 시작돼 향남읍, 남양읍, 팔탄면, 정남면, 진안동, 병점1동, 반월동, 화산동, 동탄4동, 동탄5동, 동탄7동, 동탄8동, 봉담읍, 우정읍, 양감면 등 모두 15개 읍·면·동이 주민자치회를 운영 중이다.

주민자치회는 빈부격차 등으로 인한 소통 부재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전통적인 촌락 공동체인 두레·계 등과 같은 공동체 회복을 위해 민·관이 함께 만드는 협치의 공동체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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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모 시장이 화성시 주민자치회를 대상으로 주민자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 11월 '화성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해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고 각 주민자치회별로 행정을 지원할 자치지원관도 선발돼 배치된 상태다. 서 시장이 직접 나서 수차례 주민간담회와 설명회를 가질 정도로 공감대 확산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자칫 주민자치가 멈추게 되는 상황이 올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비대면 교육과 연수 및 소규모 모임을 통해 주민자치를 이끌어 낼 주민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해 가고 있다.

■ 주목받는 화성형 주민자치회

화성시는 지난해 12월 화성형 주민자치회로 제19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제도정책분야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주민 주도로 마을의 중장기 지역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총회를 통한 지역의제 발굴, 주민자치 활성화 지원사업 등 체계적이면서 자율적인 주민참여 통로를 마련한 부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화성형 주민자치회가 성공적으로 안착해 전국 지방자치의 롤 모델이 됐다는 칭찬까지 받았다.

올해도 화성형 주민자치회의 맞춤형 마을사업은 지속된다. 병점1동은 지역장터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아나바다를 통한 리사이클링에 중점을 뒀고, 주민들이 자주 왕래하는 작은 골목골목을 찾아 꾸미는 '꿈꾸는 거리'사업을 진행한다.

팔탄면의 경우 지역 내 수가 증가하는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한글교육을 진행하고 '팔탄8경'을 선정해 지역 이미지 개선과 홍보에 활용키로 했다. 또 마을에 방치된 작은 자투리 공간을 소공원으로 조성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게 주민자치회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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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7동 주민자치회 활동 모습. /화성시 제공

시는 화성시마을자치센터를 통해 마을의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해 이를 통합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를 공유하며 집단지성을 실현시켜 긍정적인 효과를 확산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의 도시행정계획과 주민주도 자치계획은 궁극적으로 주민들의 행복과 발전을 위한 것으로 서로가 별개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주민자치회는 능동적인 주민자치를 구현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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