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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 인천] 초교 학습격차 해소 돕는 '협력교사제'

김주엽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입력 2022-07-19 19:13

어떤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한 교실 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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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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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찾아온 코로나19는 교육현장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아이들은 등교 수업이 어려워지면서 PC 모니터 등을 통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교실에서가 아닌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날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의 학습 격차 문제도 더 심각해졌다. 온라인 수업은 교사와 아이들이 소통하는 데 제약이 크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사교육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워 학습 격차가 벌어지게 된 것으로 교육계는 진단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대학 교원 8천431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학생 기초학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이 62.5%에 달했다.

인천시교육청, 주요 과목에 1명 추가 투입
수업내용·심리적 어려움 겪는 학생 지원
인천장아초 교사 "아이들 더 적극적 참여"


최근 인천시교육청은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이른바 '교육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 격차를 줄이고, 수업에서 소외되는 아이들이 없도록 주요 과목 수업에 교사 1명을 더 투입하는 '협력교사제'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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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장아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협력교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7.13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협력교사제가 도입된 인천 남동구 서창동 인천장아초등학교의 2학년 교실을 지난 13일 찾아가 봤다. 학생들이 스스로 덧셈 문제를 만들고 친구들이 이를 풀어보는 수학 시간이 한창이었다.



이 교실의 특이한 점은 교사가 1명 더 있다는 것이다. 협력교사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꼼꼼히 챙기며 담임교사의 수업 진행을 도왔다.

이 학급의 손미현 담임교사는 "수업을 하다 보면 우리 반에 있는 26명의 아이를 모두 세심하게 살피기 어려운데, 내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협력교사가 보완해주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함께 지도하다 보니 질문을 하는 아이들이 기다리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고, 소외되지 않고 학습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며 "학습적인 측면 이외에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학습 태도를 바로 잡아주는 등 정서적인 부분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력교사제는 배움이 느린 학생이나 심리·정서적인 이유로 학교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협력교사가 정규 수업 시간에 담임교사와 함께 학생의 수업 참여와 학교 적응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한 수업에 교사 2명이 투입돼 수업에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밀착 지도하는 것이다. 각 학교에선 시간제로 근무하는 협력교사를 위촉해 운용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인천지역 179개 초등학교가 협력교사제를 도입했다.

학교전경
인천장아초등학교 전경. /인천장아초 제공

인천장아초교는 1~2학년 전체 학급(16개)과 3~5학년 6개 학급에서 협력교사제를 운용하고 있다. 인천장아초교 김경애 교장은 "배움이 느린 아이들도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협력교사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유치원의 정규 교육 과정에는 한글 교육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요즘 1학년 중에는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아이들도 많다. 그럼에도 한 학급에 1~2명 정도는 한글을 전혀 모른 채 입학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과정에서 기초 한글 교육을 하고 있지만, 일부 한글에 대해 배움이 느린 아이들은 수업에 적응하지 못해 뒤처지는 경우가 생긴다는 게 김경애 교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 반을 모두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선 아무래도 중간 수준에 맞춰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학습격차는 학년이 갈수록 더 심해지므로 초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 반드시 잡아줘야 하는데, 협력교사가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개별 지도하면 담임교사들도 수업을 진행하기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협력교사제 도입에 반대하는 내부 의견도 있었지만, 현재는 협력교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인천 179개교 도입… 시간제로 위촉 운용
"처음엔 내부 반대 있었지만 긍정적 변화"


협력교사는 학습적인 부분뿐 아니라 수업 분위기 조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천장아초교 안수현 연구부장은 "수업을 하다 보면 본인만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면서 친구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이 종종 생긴다"며 "교사가 그 아이의 학습 태도를 지도하느라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했다.

2기 체제를 맞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이달 초 취임식에서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학급에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배움의 속도가 느린 아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협력교사제는 배움이 느린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김경애 교장은 "초등학교부터 배움이 느린 아이는 특별한 계기가 생기지 않는 한 중·고등학교 과정에서도 계속 뒤처지게 된다"며 "협력교사제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수업에 뒤처지지 않고 튼튼한 기초를 닦을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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