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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그 섬에선…·(3)-下·끝] 섬 지키는 주민들의 설움

변민철·이수진
변민철·이수진 기자 bmc0502@kyeongin.com
입력 2022-11-15 20:24 수정 2024-10-17 16:50

밀려온 폐기물 더미에 '악취 전쟁'… "육지 반출 횟수 늘려야"

연평도 기획 관련 대연평항 통해 밖으로 반출될 해양쓰레기
지난 10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대연평항 인근에 꽃게잡이에 사용된 폐그물, 폐밧줄 등 해양폐기물이 쌓여 있다. 2022.11.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관광객들이 연평도에 도착해서 처음 보는 게 쓰레기예요…."

인천 옹진군 대연평항 입구에는 폐그물, 폐밧줄 등 각종 해양폐기물이 담긴 마대 자루 수십 개가 쌓여 있다. 미처 자루에 담지 못한 폐기물은 항구 한쪽에 방치돼 있다.

운반선 1년에 5회 들어와 수거·소각
꽃게잡이 그물 일회용이라 더 심각

지난해 인천시가 처리한 연평도 해양폐기물은 약 1천150t에 달한다. 연평도에서 발생한 해양폐기물은 운반선이 1년에 5차례 섬에 들어가 수거 후 육지로 가져와 소각된다. 운반선이 올 때까지 냄새나는 폐어구와 폐그물 등이 처리되지 못하고 섬에 쌓여있는 것이다.

 

연평도 부녀회장 김영애(63)씨는 "지금은 날씨가 쌀쌀해 그나마 덜하지만, 더울 때는 쓰레기 때문에 악취가 심하게 난다"며 "꽃게잡이에 쓰이는 그물들은 일회용이라 더 많이 쌓인다. 이 그물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을 설치해주든가, 아니면 주기적으로 육지로 가져가 처리해 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도 골칫거리다. 연평도 어민이자 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상임대표인 박태원(62)씨는 "섬에 있는 소각시설은 규모가 작고 오래돼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단시간에 처리하기 어렵다"며 "쓰레기 소각시설을 증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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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연평도 자체 소각장 전경. 2022.11.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현재 연평도에서 사용하는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은 지난 2008년에 지어졌다. 이 시설은 시간당 400㎏을 처리할 수 있는데, 규모가 작은 데다 내구연한(약 12년)도 지나 증축이나 신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기존 소각시설 작고 내구연한 지나
옹진군 "2024년까지 2배규모 설치"

이에 옹진군은 현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의 2배 규모(시간당 800㎏ 처리)의 새 시설을 오는 2024년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이참에 해양폐기물도 함께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왔다.


염분이 다량으로 섞인 해양폐기물을 일반 소각시설에서 처리하면 시설 고장 등을 일으킬 수 있어 규모가 훨씬 더 크고 발열량이 높은 시설이 필요하다.



옹진군은 이런 시설을 지으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아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녹색연합 박주희 사무처장은 "특히 꽃게철에는 해양폐기물이 많이 나와 적치 공간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며 "새로 생활폐기물 소각장을 지을 때 해양폐기물까지 같이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수시로 해양폐기물이 육지로 반출되도록 운반선 운행 횟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평도/변민철·이수진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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