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에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 등 당내에서 김포 서울 편입에 반대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11.6/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같은 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의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 발표에 대해 편협한 사고, 지역이기주의 등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포시 서울 편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유정복 시장 발언에 대해 "김포에서 의원하고 인천에서 (시장을) 재선째 하지 않나. 행안부 장관까지 했다. 깊이 있게 고민하고 한 말인지, 유감스럽다고 해야 하나"라며 "지도부도 불쾌하고 의원들도 부글부글한 상황"이라고 발언했다.
유정복 비판 발언 '짧은 생각' 치부
수석대변인 "지도부 등 불쾌·유감"
대구시장·충남지사도 잇따라 지적
인천 당직자 조심스런 반대 입장도
유정복 인천시장이 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
조경태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금의 서울로는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광역단체장들이 편협한 사고와 지역 이기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내 중진이자 수도권 3개 시도 단체장 중 한 명인 유 시장의 입장 발표를 '짧은 생각'으로 가볍게 치부한 셈이다.
유 시장이 전날 입장 발표에서 강조한 건 '실현 가능성'이다. 그는 지방의회 동의, 국회 입법 등 행정체제 개편 절차와 여건을 고려했을 때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시기적절하지 않다는 점, 윤석열 정부의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정책에 반대되는 점 등을 내세웠다. 이 같은 논리를 편협한 사고나 지역이기주의로 보는 것은 '귀를 닫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당론'에 비판적 입장인 자치단체장은 유 시장뿐이 아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 당내에서 김포시 서울 편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홍준표 시장은 자신의 SNS에 '뜬금없는' '떴다방' 등의 표현을 써가며 "지방자치시대에 행정구획 개편은 각종 저항으로 난제 중 난제일 뿐만 아니라 지방화 시대에 역행하는 반시대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태흠 지사는 "서울과 서울 주변의 행정구역 정비보다는 수도권 편중을 지방에 분산해야 한다"며 "행정과 교육, 재정 권한 이양과 수도권 대기업·대학 이전 등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획기적 그림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인천지역 당직자 대부분은 당론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인데, 개중에는 유 시장 입장에 동조하는 당협위원장도 있다. 인천 한 당협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김포시 서울 편입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앙에서 논의하는 민감한 부분이어서 내가 이런저런 의견을 낸다고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유정복 시장 요구대로 국민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에 나설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내 "국민의힘 내부에 다양한 의견과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오직 국민 편익과 민생에 초점을 맞추어 당내 그 어떤 목소리도 외면하지 않고 경청하고 다 함께 치열하게 논의하며 설득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성호·조경욱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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