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바닥·인위적 조형물서
머리 좌우로 흔드는 반달가슴곰
맥 없이 창밖만 바라보는 호랑이
방치·학대 속 여전히 '관리 소홀'
대형 야생동물들이 비좁은 철창에서 생활하는 등 국내 동물원 동물들이 열악한 생활환경을 벗어나지 못하며 생기를 잃어 가고 있다. 21일 오후 부천시 플레이아쿠아리움 실내 동물원에서 반달가슴곰이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다. 2024.7.2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비좁은 공간에서 생기를 잃은 동물의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더러는 죽고, 버티다 못해 도심으로 탈출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경인일보는 지난 5월부터 동물 방치와 학대가 자행되는 전국 동물원의 실태를 추적했다. 관련 법·규정의 미비점을 살피고, 독일·네덜란드·일본 등 현지 동물원 취재를 통해 국내 동물원의 개선 가능성과 미래를 모색한다.
부천시 한 실내 동물원(플레이아쿠아리움) '정글존'. 이름처럼 울창한 정글 수풀이 떠오를 법한 이 구역에는 호랑이와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동물들의 존재를 지우면 얘기는 달라진다. 콘크리트 모형 바닥과 인위적인 조형물이 놓인 비좁은 공간만 남을 뿐이다.
지난달 4일 플레이아쿠아리움. 취재진은 올해 1월에 이어 6개월 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정글존 내 사자가 있던 자리를 다른 동물이 채웠을 뿐 생활환경은 달라진 게 없었다. 반달가슴곰은 여전히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무의미한 움직임인 정형행동을 보였고, 호랑이는 눈이 풀린 상태로 맥없이 창밖만 바라봤다. '경기도민청원'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동물원의 열악한 사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야생동물들이 비좁은 철창에서 생활하는 등 국내 동물원 동물들이 열악한 생활환경을 벗어나지 못하며 생기를 잃어 가고 있다. 21일 오후 부천시 플레이아쿠아리움 동물원에서 한 관람객이 먹이를 주고 있다. 2024.7.2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야생동물들이 비좁은 철창에서 생활하는 등 국내 동물원 동물들이 열악한 생활환경을 벗어나지 못하며 생기를 잃어 가고 있다. 21일 오후 부천시 플레이아쿠아리움 동물원에서 한 관람객이 동물을 지켜보고 있다. 2024.7.2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조수현·김지원·목은수 기자(이상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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