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을 거니는 동물들
서식지 환경 재현 해외사례 귀감
종 줄이고 반경은 넓혀 관리 집중
멸종위기 처한 동물 보호 역할도
지난 6월 11일 독일 뮌헨의 헬라브룬 동물원을 찾은 아이들이 울타리 앞에서 멀찍이 떨어진 채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휴식을 취하는 기린을 바라보고 있다. 2024.6.11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
지난 6월 11일 헬라브룬 동물원에서 만난 베탈(67·왼쪽)씨와 욘바우어(67)씨. 이들은 “일 년에 한번 쯤 이 동물원에 온다”며 “날씨가 좋지 않아 오히려 조용히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 즐거운 마음”이라고 했다. 2024.6.11 /조수현 기자 joeloach@kyeongin.com |
지난 6월11일 헬라브룬을 찾았을 때 야생의 환경을 재현해 놓은 듯한 공간 구성이 먼저 눈에 띄었다. 이곳 물개들은 번갈아가며 자연 모습의 바위와 수초가 놓인 방사장에서 유유히 헤엄쳤다. 또 폭이 넓은 하천과 풀숲 너머 보이는 산양떼의 모습은 동물이 더 이상 '전시' 대상에 머무는 존재란 생각을 지우고 방문객이 동물의 서식지에 온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독일 라이프치히 동물원은 동물에게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코뿔소 방사장에는 인간과 최대한 거리를 두고 몸을 숨길 공간을 만들었다.2024.6.13./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
라이프치히 동물원에서 하이에나를 감상하는 시민. 2024.6.13./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
독일의 또다른 동물원인 라이프치히 동물원도 헬라브룬과 닮았다. 지난 6월13일 라이프치히 동물원에서 만난 펠리컨 무리의 물속 날갯짓은 하천 줄기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있는 들소떼의 한가로움과 조화로운 풍경을 이뤘다. 동물원에 있는 '인도 느림보 곰'의 서식 푯말을 보고 곰의 위치를 찾았으나, 수풀 깊이 숨었는지 만날 수 없었다.
네덜란드 아른험의 뷔르거 동물원 내 '열대우림존'은 동물의 위치가 특정되지 않아 방문객이 동물을 찾는 '모험'을 해야 한다. 거대한 온실 형태로 구성된 이 구역은 커다란 풀과 나무, 물길이 정제되지 않은 채 자연 형태로 배치돼 있었으며, 온도와 습도 역시 아마존과 같은 우림에 맞춰져 있었다.
학생들을 인솔해 이곳을 찾은 보조교사 다니엘씨는 "아이들은 이 동물원에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며 "1년에 2~3번씩은 멀리서 동물원을 찾는 이유"라고 했다.
지난 6월 17일 찾은 네덜란드 뷔르거 동물원에서 인솔교사와 아이들이 방사장 속 동물을 가리키며 즐거워하고 있다. 2024.6.17 /조수현기자joeloach@kyeongin.com |
지난 6월 17일 네덜란드 아른험의 뷔르거 동물원의 모습. 한 어머니와 자녀가 온실 형태로 구성된 내부에서 숨은 동물을 찾고 있다. 2024.6.17 /조수현기자joeloach@kyeongin.com |
→ 관련기사 (동물은 편하고 방문객은 즐거운 '낙원' 으로 [시대착오 동물원 존폐를 묻다·(3-2)])
독일 뮌헨·라이프치히,네덜란드 아른험/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조수현·김지원·목은수 기자(이상 사회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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