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님와 함께 자라며 농업·축산업 등 친근
제초 작업 막내… 바로 위는 일흔살 마을 이장
과거에는 청년회도 있었지만, 지금은 노인회뿐
농사 짓는 모습 영상 담아내며 '구독자 20만명'
한국농어촌공사 홍보대사 등 농촌 알리기 힘써
"무턱대고 귀농말고, 선배들 소통후 시작하길" |
한태웅 청년농이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
"누군가는 해야 하고, 지켜야 하는 일이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스름한 새벽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안성시 양성면에 위치한 '약산마을'을 찾았다.
그곳에서 청년농으로 생활하는 한태웅씨를 만났다. 한태웅 청년농은 2003년생 21살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농업을 시작해 10년간 마을을 지키고 있는 베테랑 농업인이다. 농사를 지으시는 조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농업과 축산업을 친구처럼 편하게 마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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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으로 향하는 경운기를 몰며 손을 흔들고 있다. |
해가 뜨기 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제초를 하기 위해 그는 분주히 경운기를 몰며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회관 앞에 모인 사람 중 당연히 막내는 한태웅 청년농이었지만, 그다음으로는 올해 일흔인 한호석 마을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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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 앞에서 마을사람들과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최근 농가의 고령화와 더불어 귀농 인구가 감소하는 등 농가 소멸이 우려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농가 수가 지난 2014년 112만1천가구에서 꾸준히 감소하다 지난해 99만9천가구를 기록하며 100만 가구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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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마을사람들과 함께 제초 작업을 하고 있다. |
약산마을에서 어렸을 적부터 살아온 한 청년농은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도 많고 청년회도 있었지만, 현재는 노인회밖에 남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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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축에게 여물을 주고 있다. |
한 청년농에게는 또 다른 마을이 있다. 바로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그는 농사짓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주력 농사인 쌀과 콩, 들깨 등을 재배하는 영농 일기와 농촌의 일상을 보여주며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한 청년농은 "유튜브를 통해 비농업인에게 다양한 농촌의 모습을 소개하고, 농업인에 대한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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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고추밭에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
한 청년농은 유튜브뿐만 아니라 과거에 한국농어촌공사 홍보대사를 맡는 등 농촌을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청년농업인 정착을 위해 최장 3년간 최대 월 110만 원 등 영농정착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 청년농은 농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무턱대고 귀농에 뛰어들지 말고, 정착하려는 곳의 마을 주민이자 농업 선배들과 소통을 충분히 한 후 시작하면 좋겠다"며 "대한민국 농촌의 미래를 함께 지켜나가자"고 말했다.
글·사진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