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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온 적조…남해안 양식장 '최대 피해' 우려

연합뉴스 발행일 2013-07-29 제0면

열흘 만에 경남서만 60억 피해…1995년보다 심할 듯
손쓸 틈 없이 양식장 덮쳐…동해안까지 번져 긴장 고조

남해안 유해 적조, 동해까지 확산

예년보다 일찍 발생한 올해 남해안 적조가 최대규모 피해를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경남 연안에서는 주의보 발령 열흘 만에 60억원 이상의 피해가 났고 전남 해역에 이어 5년 만에 경북 동해안까지 확산했다.

현재까지 경남에서만 피해가 발생했지만 전남과 경북지역 어민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남 적조 피해

경남 연안에서는 지난 18일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후 이틀 만인 20일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양식장에서 농어 30만 마리가 폐사한 것을 시작으로 28일까지 106어가에서 양식하는 어류 1천154만8천마리가 죽어 60억5천6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최근에는 27일 372만 마리(20억여원), 28일 311만 마리(17억8천만원) 등 매일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어 이날 피해까지 집계가 끝나면 70억~8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적조주의보는 최근 가장 빨랐던 2005년 7월 27일보다 1주일 정도 일찍 내려졌다.

적조경보가 발령 중인 곳은 경남 남해 서면~설천~평산~창선면 장포~사도를 비롯해 고성 하이면~삼산면, 통영 욕지도~한산과 곡용포~산양 오비도, 거제 추봉도~장사도~곡용포~저구 일원이다.

유해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 개체 수는 ㎖당 통영 6천 개체부터 남해 5천600개체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적조가 발생하자마자 피해 규모가 커진 것은 초기에 물흐름이 빠른 '대조기' 때 적조 생물이 남풍을 타고 내만으로 밀려온 뒤에 물 흐름이 느린 '소조기'로 바뀌어 정체됐기 때문으로 국립수산과학원은 분석했다.

적조주의보가 내려진 후 어민들이 미처 방제할 틈도 없이 양식장을 덮친 것이다.


애지중지 키운 쥐치의 최후

여기에다 마른 장마로 육지에서 민물이 유입되지 않는 상태에서 고온이 유지돼 적조생물이 급속히 증식, 피해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적으로 적조 피해가 가장 컸던 때는 1995년으로 당시 764억원(경남 308억원)이었고 2003년 215억원(경남 32억원), 2007년 115억(105억원) 등이었다.

2008년 이후 감쪽같이 사라졌던 적조가 지난해 여름까지 나타나지 않아 피해도 없었고 지난해 '가을 적조'가 처음 등장한 바 있다.

그런데 최대 피해가 난 1995년의 경우 피해액은 시중 거래단가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었고 지금은 치어 등 복구단가로 집계하고 있어 실제 피해는 올해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도 "지난 95년 당시 경남에서만 2천만 마리가량이 폐사했는데 올해는 벌써 1천150만 마리가 폐사한 것을 보면 당시보다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적조는 통상 태풍이 지나가고 찬바람이 불면 소멸했지만 지난해에는 10월 초에 '가을 적조'가 찾아와 10억원 이상의 피해를 낸 바 있어 전체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도와 통영·거제시, 남해군 등은 이날도 선박 270여 척, 어민 등 530여 명을 동원해 황토 2천t을 살포하는 등 적조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미 폐사한 어류는 육군 39사단 장병의 지원을 받아 매몰 등으로 처리하고 있으나 워낙 폐사량이 많은데다 매몰지 확보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폐사한 양식어류 처리에 안간힘



◇ 전남 일단 소강 상태…동해안도 긴장

전남 여수와 고흥 해역에선 지난 18일 적조주의보에 이어 지난 22일 경보까지 발령됐으나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아직 양식장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의보 발령 당시 적조 생물 밀도는 370개체(금천리 해역)에서 최고 2천300개체(화태도 해역)로 높아졌다.

그러나 점차 밀도가 낮아지면서 29일 현재 화정면 자봉도 해역 90∼180개체, 화정면 월호해역 70∼200개체, 남면 금오도 해역 150∼380개체, 화태도 해역 110∼280개체 등으로 크게 약화했다.

이는 낮은 수온에 기인한 것으로 적조 당국은 보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이들 적조 발생 해역의 수온은 섭씨 22∼24도를 보였으나 현재는 자봉도 해역 19.5도, 금오도 해역 21.2도 등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북 동해안에서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27일부터 적조가 발생,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리에서 북구 청하면 월포리까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현재 포항시 구룡포읍 호미곶 동쪽 3마일 해상에서 남북 방향으로 길이 1km, 폭 30m가량의 적조 띠가 형성돼 있다.

경북도어업기술센터가 바닷물을 분석한 결과 코클로디니움의 밀도가 주의보 기준치(㎖당 300개체)를 초과한 ㎖당 1천∼2천 개체로 확인됐다.

동해안 연안의 냉수대가 사라지면서 적조는 조류를 타고 점차 확산하고 있다.

아직은 적조띠가 해안에서 4㎞ 이상 떨어진 해상에 형성돼 있어 양식장에 직접 피해는 없지만 조류에 의해 연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어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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