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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가득 한가위]인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인천아시안게임 기간내내 행사

박경호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14-09-05 제19면

아시아인 어깨 들썩이게 만들 '미추홀 가락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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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은 무형문화재를 전승하고 보급하는 역할은 물론 시민들이 인천의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전수관 내 공연장인 풍류관과 야외공연장에서는 주말마다 정기 전승공연 등의 상설공연이 열린다. 기능장들이 제작한 작품은 2층 홍보관에서 전시한다.

특히 무형문화재 전수관은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특별공연과 체험행사를 열어 인천을 찾는 손님들에게 '전통의 멋'을 선보일 계획이다.

# 인천AG 기간 만나는 인천의 가락



어여 디여차 우리배 동사(어부)님들/ 근력이 좋아 잘두 젓네/ 달은 밝구 명랑한데/ 고향생각이 절로 난다/ 우리배 놋깃이 가사나무냐/ 노상채는 박달나무 상챈데/ 상채가 말랑말랑 대겨서 저어보자/ 어여차 디여차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3호인 '인천근해 갯가노래·뱃노래'에서 '어선 뱃노래(노젓는 소리)'의 한 대목이다.

한강, 임진강의 하구와 만나 풍부한 어장을 자랑하는 인천 근해에는 예부터 많은 어선들이 몰려들었다. 썰물 때 드러나는 드넓은 갯벌에서도 아낙들이 모여 조개 등을 채취했다. 인천근해 갯가노래와 뱃노래는 사람의 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재래식 어업에 종사했던 이들이 오랫동안 불러 온 노동요(勞動謠)다.

2명 또는 4명이 노를 저으며 주거니 받거니, 물살의 상태에 따라 느리게 부르기도 빠르게 부르기도 했다. 고된 작업 속에 조금이라도 덜 힘들기 위해 부르는 노랫말에는 민초들의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재 예능보유자 5명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인천근해 갯가노래와 뱃노래는 아시안게임 기간인 9월 24일 오후 4시 전수관 야외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0호 '황해도 평산 소놀음굿'은 9월 20일 오후 4시 전수관 야외공연장에서 공연한다. 황해도 평산지방에서 전승되던 소놀음굿은 무당이 사람을 소모양으로 꾸미고 노니며 농사의 풍년, 장사의 번창, 자손의 번영을 빈다.

황해도 평산읍 출신 무녀 장보배(1915~91)씨가 1947년 월남해 강화도에 정착한 뒤 1985년 현재 전승자인 이선비(80·여)씨와 재현해 냈다. 남한에서는 인천에서만 볼 수 있는 놀음굿이다.

무형문화재 전수관은 아시안게임이 개막하는 9월 19일부터 10월 4일 폐막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휘모리잡가', '강화 용두레질 소리', '대금정악', '은율탈춤', '남창가곡' 등 21개 특별 공연을 한다. 공연은 장애인아시안게임 기간인 10월 18~24일에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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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형문화재를 직접 체험해 보자

아시안게임 기간 무형문화재 전수관 전통문화체험관에서는 기능장 11명이 작품 제작 시연을 펼친다.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아시안게임 개막일인 9월 19일 오후 3시 30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03호인 완초장(莞草匠) 이상재(71)씨가 왕골(습지에서 자라는 1~2년생 풀) 생활용품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왕골로 만든 생활용품은 신라시대부터 사용돼 온 것으로 추정되며, 대량 생산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궁중이나 상류계층이 애용했다고 한다. 이상재씨는 날줄을 겉으로 드러나 보이도록 성글게 짜는 노경소직(露經疎織) 기법으로 제작한다.

9월 22일과 23일 오전 11시에는 화각(華刻)공예를 체험해 볼 수 있다. 화각공예란 쇠뿔을 이용해 채색그림이 은은하게 비쳐 보이도록 하는 한국 고유의 공예기법이다.

쇠뿔을 얇게 갈아 투명하게 만든 윗면에 채색그림을 그려 백골(원목 상태의 가구 골조)에 붙이고, 백골 내부와 외부에 옻칠을 해 마감하는 방식이다. 장롱, 탁자, 문갑 등 다양한 생활용품이 만들어진다.

인천의 기능장들은 무형문화재 전수관이 개관한 지난달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수관 내 홍보관에서 합동전시회를 열고 있다. 각 장인들이 만든 화살(궁시장), 단소(단소장), 대금(대금장), 자수액자(자수장), 관세음보살상(목조각장) 등이 전시돼 있다.

무형문화재 전수관은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개인 또는 단체 방문객을 대상으로 '인천무형문화재 이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무형문화재 체험교육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인천지역 초·중·고등학교와 연계해 학교별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기·예능 종목별 수강생을 모집해 전승교육을 하는 정기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박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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