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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망 13명·실종 2명… 선내에 갇혀 인명피해 컸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7-12-04 제1면

전복된 낚싯배 실종자 수색하는 해경<YONHAP NO-3782>
필사의 구조-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사고 해상에서 해경 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배에 탄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선장과 승객 등 2명이 실종됐다. /인천해경 제공

승객 22명 태운 9.77t 선창1호, 336t 급유선에 받혀
오전 6시9분께 신고… 90분가량 지나서 선내 구조
해경, 급유선 선장 등 '업무상 과실 치사' 긴급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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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6시쯤 인천 영흥도 진두항에서 22명을 태운 낚싯배 선창1호가 출항 10분도 안 돼 영흥대교 남측 해상에서 급유선 명진15호에 부딪혀 전복됐다.

낚싯배 승선자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생존자는 7명이다. 2명의 실종자는 선창1호 선장 오모(70·인천 옹진군) 씨와 승객 이모(57·인천 부평구) 씨이며 해경은 군(軍)과 함께 조명탄을 이용해 사고 해역 주변 8개 구역에서 밤샘 수색을 벌였다. 오후 9시30분 현재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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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와 선재도·측도 사이 갯벌로 인해 폭이 좁은 뱃길에서 대형 선박과 낚싯배의 충돌 사고는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위치도 참조



영흥대교 남측 해상에서 9.77t급 낚싯배가 336t급 대형 선박에 부딪혀 전복한 사고는 이날 오전 6시 5분쯤 발생했다. 해경이 정식 신고를 접수한 것은 오전 6시 9분쯤. 명진15호 선장 전모(37)씨와 선창1호 승객 심모(31)씨가 각각 119, 112로 신고했다.

선창호 생존자 김모(27)씨는 "커다란 배가 멀리서 오는 것을 봤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선미 쪽에서 (다른 승선객과) 대화하던 중 옆을 보니 갑자기 큰 배가 들이닥쳤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명진호가 우리 배 왼쪽 후미를 대각선으로 들이받으면서 한순간에 바다로 튕겨나갔고, 급유선이 그물망으로 건져 올려 구조됐다"고 했다.

충돌 사고 이후 명진15호는 바다에 부표 등을 잡고 떠있던 승객 4명을 구조했다. 선내 구조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사고 발생 후 1시간30분 가량이 지난 오전 7시43분부터였다. 이 시간부터 약 2시간 동안 16명이 구조됐지만, 선내 조타실 에어포켓에 떠있던 3명을 제외한 13명이 숨졌다.

출동과 구조 시간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황준현 인천해경서장은 "이동 지시를 받고 가장 빨리, 최선을 다해 이동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두항의 어민들은 이번 일이 좁은 수로에 크고 작은 선박이 통항하면서 빚어진 사건으로 보고 있다. 임철호(52) 서해호 선장은 "썰물 때 폭이 200m에 불과한 수로에 300t급 이상 대형 급유선이 수시로 지나다녀, 소형 어선들이 좁은 수로 사이에서 대형 선박을 피해 다녀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명진15호는 인천 GS돌핀부두에서 출항해 평택항으로 가던 중 선창1호를 들이받았다. 해경은 이 배의 선장 전씨와 갑판원 김모(46)씨 등 2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이날 오후 4시 43분쯤 인양이 끝난 선창1호는 4일 오전 5시 인천 해경 전용 부두에 입항할 예정이다.

/취재반

■ 취재반 = 김환기·이진호 부장, 김명래·김명호·이현준·김영래·송수은 차장, 김민재·김주엽·윤설아·공승배·배재흥·손성배·김태양 기자, 사진 임순석 부장, 임열수 차장,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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