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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잃어가는 숲, 방향잃은 숲 가꾸기·(上)답답해 '속'으로 썩는 산림]눈 앞 나무만 보고 '병든 숲'을 못보고 있다

김동필·박보근·권민지 김동필·박보근·권민지 기자 발행일 2019-04-01 제1면

70여년 가꾼 숲 '나무 심기' 편중
조림사업비 늘고 관리 예산 줄어
국내산림 70% 40년 넘은 '장령림'
솎아베기 등 세심한 관리 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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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토의 63%인 대한민국 산림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1949년 국민식수(國民植樹)에 의한 애림사상을 높이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해 제정된 4월 5일 '식목일'.

그날 이후 지금의 숲이 존재하지만, 숲은 이제 관리하기도 벅찬 존재가 됐다.이젠 심기위주의 정책이 아닌 '솎아베기'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덩굴·풀베기가 고작이다.더 큰 문제는 도심에 있다. 숲이 사라지고 나무 몇 그루에 고층건물이 들어선다. 건강을 위한 숲이 아닌 미관용 '숲'이 도시를 점령했다.



경인일보는 3회에 걸쳐 건강한 국토, '숲'을 가꾸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 본다. → 편집자 주

대한민국 숲이 위험하다. 70여년간 가꾸어진 국내, 특히 수도권(경기지역) '숲'이 관리 아닌, '심기'에 예산이 집중되면서 숲이 건강을 잃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2004년부터 3조8천억원 가량의 예산을 숲가꾸기 사업에 투입해 5년 단위로 국내 전체 산림을 관리하고 있다.

숲가꾸기 사업이란 숲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숲의 나이와 상태에 따라 관리하는 것으로 지난해로 3단계 사업이 끝났고, 올해 4단계가 시작된다.

경기도 또한 올해 조림사업비(나무심기 등 예산)를 2010년에 비해 20% 증가한 68억여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예산의 비중을 나무가 잘 자랄 수 있게 만들기(솎아베기)보다 덩굴·풀베기 등의 사업에 치중해 불량 산림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경기도는 올해 '숲 가꾸기 사업' 예산을 지난 2010년에 비해 70%인 99억원을 배정했다.

이중 솎아베기 사업비는 30%(30여억원 미만)수준이다. 2010년에 비해 5분의1로 줄어들었다.

전세계적으로 산림이 만들어진 뒤 40여년이 지나면 솎아베기 위주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나 국내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눈에 보이는 숲가꾸기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는 꼴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산림 중 70% 가량은 40년이 넘은 장령림이다.

심지어 50여년 전 민둥산에 어린 묘목을 심을 때 나무심기 표준 기준이던 ㏊(1만㎡) 당 3천여그루가 아직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도내 숲은 관리가 안된 채 밀도(나무의 우거진 정도)만 높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산의 밀도가 ㏊(1만㎡) 당 3천여그루에서 1천800그루로 솎아베기 해야 건강한 숲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울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한 산림전문가 마상규(78) '생명의 숲' 공동대표는 "나무가 40년이 지나 장령기로 접어들면 솎아베기 위주로 관리해 숲의 생장할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관리 대책이 없다면 산림 생태계는 망가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필·박보근·권민지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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