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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잃어가는 숲, 방향잃은 숲 가꾸기·(下·끝)전문가 제언]양보다 '질' 초점 '지자체 주도' 관리를

권민지·박보근·김동필 권민지·박보근·김동필 기자 발행일 2019-04-03 제3면

매년 체계적 '솎아베기' 시행통해
미관보다는 '기능 회복' 정책 주장
녹지내 나무 품질 고려 가이드 수정
도시·아파트 조경기준 강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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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의 기능을 잃고 있는 대한민국 산과 도시의 숲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양보다는 관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나무 '솎아베기'를 중심으로 산의 숲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도시 숲은 더 이상 '미관'이 아니라 숲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건강한 산 숲 조성은 양보다 질


산림분야 전문가들은 "숲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잘 심고 잘 가꿔 전체적인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상규 생명의 숲 공동대표는 "독일의 숲은 잔가지 없는 나무들이 곧게 뻗어있고 어린나무부터 나이 많은 나무까지 나무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며 "매년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적절하게 '솎아베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가 나서 산림 전문가를 육성하고, 시·군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산림을 관리하는 상향식 산림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림청도 "건강한 숲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솎아베기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 솎아베기 위주의 숲 관리지침을 계획하겠다고 밝혔다.

■ 도시 숲, 이제 숲 본연의 기능부터


도시 숲이 제 기능을 찾기 위해서는 숫자만 채우는 기존의 조경기준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박경진 한양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는 "해외는 녹지면적만 규정하는 게 아니라 녹지 안에 심는 나무의 품질도 모두 고려하며 지구단위별 경관가이드라인을 운영한다"며 "지자체 단위에서 체계적인 경관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건강한 도시 숲을 조성, 보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선 지자체 조경 실무자들도 현행 조경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수의 실무자들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어도 주거 및 녹지지역에 1㎡당 0.2그루의 나무만 심으면 조경 허가가 나는 현재의 건축법이 문제"라며 "단순한 양적 나무수 늘리기가 아닌 숲을 만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권민지·박보근·김동필기자 mean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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