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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 'BIFAN이 자랑하는 XR 부문 총책임자' 김종민 프로그래머

이상훈 이상훈 기자 발행일 2021-07-07 제14면

말로 설명 어려운 작품들의 향연 "현장에서 가치·재미·가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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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김종민 XR 프로그래머는 "XR 콘텐츠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므로 꼭 현장에 와서 그 가치와 재미, 가능성을 확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일주일 앞당겨 인천공항서 열린 XR '비욘드 리얼리티' 연일 발길
'XR3' 가상 공간 접속후 감상… 칸 영화제와 함께 특별하게 준비
실시간 렌더 엔진, 카메라보다 좀 더 매끄럽게 제작·상호작용 '장점'
원래 영화감독 '꿈' 아이템 고민하다 만난 XR 알면 알수록 매력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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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8일부터 18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15일까지는 극장 중심의 오프라인으로, 18일까지는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를 통해 초청작 등을 공식 상영한다.

스물다섯 해를 거듭하는 동안 경기도가 자랑하는 문화축제이자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장르영화제로 자리매김한 BIFAN. 올해 BIFAN에선 나홍진 감독이 기획한 한·태국 합작프로젝트 '랑종'과 함께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을 아우르는 XR(확장현실) 콘텐츠가 영화광뿐 아니라 모든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본격적인 영화제 시작에 앞서 이달 1일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 중인 XR 부문 '비욘드 리얼리티'는 연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BIFAN이 자랑하는 XR 부문에 총책임자 역할을 하는 김종민 XR 프로그래머를 만나 비욘드 리얼리티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올해 준비한 프로그램을 소개해 준다면.


"비욘드 리얼리티는 영화제의 공식부문으로 XR 콘텐츠를 소개하는 국내 유일의 섹션이다.

올해는 크게 세 가지 부문으로 구성됐는데 VR 애니메이션의 선두 주자인 '바오밥 스튜디오 특별전'을 비롯한 공식 선정 작품 39편과 작년 유니티와 함께 진행한 '유니티 숏 필름 챌린지'의 수상작 10편, 그리고 칸 영화제와 함께 개최하고 있는 가상 플랫폼 전시 'XR3'에 초청된 작품들을 '비욘드 리얼리티' 공간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바오밥 스튜디오는 미국의 VR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만드는 작품마다 새로운 표현 양식과 콘셉트를 선보이며 동시대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선사해왔다.

신작 '바바 야가' 에릭 오 감독의 '나무', '종이 새'와 함께 2019년 부천영화제에 초청됐던 '크로우', '캠프 불 (Bonfire)'을 포함해 다섯 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외에도 2017년 '동두천(Bloodless)'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던 김진아 감독의 '소요산(Tearless)'과 '허수아비'로 작년 전 세계 XR 마니아를 흥분시켰던 이승무 감독의 신작 '레드 아이즈(Red Eyes)' 등 많은 작품이 BIFAN 비욘드 리얼리티 섹션에 초청됐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좀 특별하게 칸 영화제와 함께 'XR3'이라는 가상 XR 전시도 선보이고 있다. 비욘드 리얼리티 전시 공간에서 XR3이라는 가상 전시 공간에 접속한 다음 그 안에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코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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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1교통센터를 찾은 관람객들이 글로벌 확장현실(XR) 영화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XR 부문 비욘드 리얼리티 개최 기간과 장소가 다른 이유는.


"작년 하반기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시회를 했다. 단순히 공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BIFAN이 국제영화제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어떤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 이번에도 전시를 준비하게 됐다.

기간이 다른 이유는 아무래도 대규모 관객을 한 번에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 더 관객들에게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드리기 위해서 정식 개막보다 일주일 먼저 찾아뵙게 됐다.

이달 18일까지 공항에 오시면 80여 편의 좋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XR 콘텐츠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므로 꼭 현장에 와서 그 가치와 재미, 가능성을 확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VR이 아니라 왜 XR인지.

"2018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적으로 XR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용어들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생각보다 아주 역사가 깊다.

VR이 헤드셋을 중심으로 한 기기와 기술에 중점을 둔 용어라고 한다면 XR은 보다 문화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용어다. 구체적으로는 '현실에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이미지와 정보의 층위를 얹은 모든 콘텐츠'를 의미한다.

한편으로 A부터 Z까지의 모든 문자를 포함하는 X(수학의 변수를 뜻하는 기호)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VR보다 XR이 좀 더 콘텐츠의 입장에서 '이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나'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표현하고 무엇을 느끼려는가', '어떤 경험을 주고받으려 하는가'에 집중하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보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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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콘텐츠가 얼마나 좋아졌나.


"XR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을 크게 나누어보면 360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과 언리얼이나 유니티와 같은 실시간 렌더 엔진을 사용하는 방식이 있다.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은 실제 공간과 인물이 등장한다는 면에서 힘이 있기는 하지만 관객이 콘텐츠와 상호작용(인터랙션)하는 폭이 매우 좁다.

반면에 실시간 렌더 엔진을 사용하는 콘텐츠(요즘에는 6축 자유도를 가진다고 해서 6축 콘텐츠라고 부르기도)는 관객이 작품 안에서 3차원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캐릭터와 오브젝트들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보다 좀 더 매끄럽게 제작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상호작용을 포함한 다양한 연출방법을 개발하는 데에 장점이 있다. 2018년 이후에 실시간 렌더 엔진을 사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이 늘기 시작하면서 퀄리티 높은 작품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XR 콘텐츠를 상영하는 영화제도 많이 늘어나게 됐다."

-코로나19가 XR 전시에 미치는 영향은.

"BIFAN에서 2016년부터 시작한 XR 섹션이 2019년에 좋은 반응을 얻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늘 해왔다. XR 부문 선두주자인 프랑스 등 전 세계에서 BIFAN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제안도 많이 받았다.

코로나19 여파가 확산세를 보이던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인천공항에서 떠나는 가상 콘텐츠 여행' 전시는 국내외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등 안팎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와 맞짱(?) 뜬 전시였다.

올해 역시 코로나19로 행사 개최에 부담이 적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역대 최고의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BIFAN 직원들이 혼을 쏟아낸 만큼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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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에 입문한 계기는.

"원래는 영화감독이 꿈이었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부터 프로듀서로 활동하게 됐다. XR은 영화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만나게 됐는데 알면 알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되면서 이제는 이 분야의 일만으로도 벅찰 지경이다.

이승무 감독님과 함께 만든 '붉은 바람(Eyes in the Red Wind)'이 선댄스 영화제에 초청받으면서 많은 해외 크리에이터 및 큐레이터들과 교류하게 됐는데 그게 좋은 계기가 됐다."

-앞으로 계획은.


"오큘러스 퀘스트2가 많은 사람에게 판매되면서 올해가 대중화의 원년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영화제의 한 섹션이 아니라 XR만 전문으로 하는 축제도 만들어질 거라고 기대한다.

BIFAN은 작품의 상영뿐만 아니라 여러 창작 지원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비욘드 리얼리티도 새로운 창작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면서 세계와 만나도록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티스트들이 좋은 작품을 보면서 영감을 받고 새로 만들어진 작품을 세계에 소개하는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XR 작품을 기대하고 사랑하는 팬층을 두껍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글/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사진/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김종민 프로그래머는?

△1974년생

△2014년 (주)xMETER 대표이사

△2016년 (주)Grabit 대표이사

△2017년 (주)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뉴미디어 AT센터 연구원

△2018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XR 큐레이터

△2019년 경기콘텐츠진흥원 Green Light Guide 커미티 리더

△2020년 기어이(주)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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