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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인터뷰… 공감] 창단 40년 맞은 인천시립무용단 윤성주 예술감독

김성호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21-07-28 제14면

"소품 레퍼토리 '담청' 같은 작품이면 한국 알릴 수 있어"

인터뷰 공감 윤성주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5)
윤성주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지난 19일 진행된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시립무용단의 창작 공연은 앞으로 충분히 세계 시장을 넘볼 수 있을 만큼의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예술감독이 인천시립무용단의 지난 40년 역사를 정리하는 전시 '지킴과 변화'(19일 종료)가 열린 인천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 역대 창작 공연 작품 사진 앞에 서 있다.
국립·대구시립 정도 40살 넘겨… 전국 다섯손가락 단체로 상승
우리 민속무용·궁중정재 소화도… 다른 무용단과 차별성 강점
다양한 스펙트럼 '집중' 단원들 다양한 재능 뽑아내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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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창단한 인천시립무용단이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았다. 40주년을 넘긴 공립 무용단은 많지 않다. 1962년 창단한 국립무용단과 인천시립무용단, 같은 해 창단한 대구시립무용단 정도다.

인천시립무용단은 지난 40년 동안 86차례의 정기 공연과 900여 차례의 크고 작은 공연을 이어오며 한국 전통무용의 전승과 재창조, 시대의 춤 활성화라는 과제를 묵묵히 수행했다.

시립무용단을 이끈 예술감독은 모두 9명이다. 초대 이영희 예술감독을 시작으로 민태금(제2대), 이청자(제3대), 김영숙(제4대), 한명옥(제5대), 홍경희(제6대), 손인영(제7대), 김윤수(제8대) 감독을 거쳤으며, 국립무용단예술감독을 역임한 윤성주(64) 예술감독에 이르고 있다.

4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를 보내고 있는 윤성주 예술감독의 감회는 남다르다. 최근 40주년 기념 전시를 마친 윤성주 예술감독을 만나 의미를 들어봤다.
인터뷰 공감 윤성주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2)

창단 4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예술감독 직을 맡고 있어 감회가 특별할 것 같다.

"흔하디 흔한 말 중에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40이라는 숫자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지난 시간 무용단이 많은 변화를 겪었다. 세상이, 사회가 변화하면서 외적으로도 계속 모습을 바꾸며 지내왔고, 또 내부적으로는 여러 예술감독을 만나며 부침도 겪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도 발전하고 그러한 변화가 축적되면서 쌓인 40년이다. 결코 40년의 역사를 가벼이 볼 수 없다. 앞으로도 계속 변화를 거듭하며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 

 

40주년을 맞은 인천시립무용단이 한국 무용계에서 갖는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40살을 넘긴 무용단은 민간 무용단을 제외하면 국내에는 국립무용단과 대구시립무용단 정도이다. 지금은 무용단을 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많아졌다. 30곳 가까이 된다.

40년 전과 달리 대학에도 무용과가 많이 생겼고, 다른 자치단체 소속 무용단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예술감독을 거치며 위상은 차츰 올라갔다. 상위 5%,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단체로 부상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인터뷰 공감 윤성주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10)

 

창작자의 입장에서 인천시립무용단이 다른 무용단과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단체다. 과거 단원으로 또 예술감독으로 몸담았던 경험이 있는 국립무용단의 경우는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당대의 춤을 만들어내는 게 '미션'이었다.

국립무용단 같은 곳은 전통과 지금 현재의 춤을 접목해서 새로운 '컨템포러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이다.

인천시립은 다른 무용단과 달리 우리 민속 무용이나 궁중정재(宮中呈才)를 배운 단체다. 다른 무용단은 정재를 하지 않는다. 우리 시립무용단 단원들 기량의 바탕이 넓다고 할 수 있으며, 다른 무용단과 비교해 차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시립무용단의 강점이다.

무용단 단원들의 바탕이 있었기 때문에 '정재정감'(2020)이라는 작품으로도 나올 수 있었다. 그런 바탕이 다른 무용단보다 확장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무용단 단원들이 가진 자산을 조금이라도 더 끄집어내서 다른 단체하고 좀 차별성 있게 만들어주고 싶다."

인터뷰 공감 윤성주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6)

 

예술감독으로서 앞으로 계획은.
"인천시립무용단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이 제가 예술감독으로 머무르는 동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0년 동안 축적된 다양한 경험이 인천시립무용단의 자산이라면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무용단 단원마다 갖고 있는 다양한 자산을 엮어서 그 장점을 표출하는 기회를 주는 것도 예술감독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감독 개인의 취향에 치우친, 어떻게 보면 편협하다고 할 수 있는 춤만 한다면 소외되는 단원이 생기는 등 '사각지대'가 반드시 생긴다.

다양한 강점을 가진 여러 단원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단원들이 가진 다양한 재능과 강점을 뽑아내려고 하는 시도가 저의 목표이자 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공감 윤성주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7)

인천시립무용단의 앞으로 40년, 100년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세계를 넘나드는 무용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무용단이지만 예술성이 뒷받침되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세계 시장을 넘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인천에는 언제라도 좋은 공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시립무용단이 있어. 대한민국의 가장 훌륭한 무용단이야. 인천시립무용단의 작품은 꼭 초대하고 싶은 작품이야'라는 평가를 받도록 만들고 싶다.

'담청(淡靑)' 같은 작품은 지난 2019년 외교부의 도움을 받아 칠레, 에콰도르에서 공연을 했고, 코로나19로 무산될뻔한 루마니아에서의 공연은 온라인으로 송출됐다. 다른 나라에서도 방문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립무용단이 해외 공연에 발을 들여 놓는 단초를 만들어 놓았으니 저의 후임 예술 감독들이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해외에서 작품을 구매하는 시스템 안에 인천시립무용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가능하지 않다.

제가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일하며 '묵향'이라는 작품으로 이미 경험했고, 한국이란 나라의 특성을 알릴 수 있는 시립무용단의 소품 레퍼토리를 모은 '담청' 같은 작품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글/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윤성주 예술감독은?

△ 2017년 5월 ~ 현재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 2016년 7월 ~ 현재 최현우리춤원 회장

△ 2012년 6월 ~ 2015년 6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 2007년 1월 ~ 2009년 12월 (재)전문무용수 지원센터 이사장

△ 1994년 5월 ~ 2001년 12월 국립국악고등학교 교사

△ 1988년 체육부 장관 올림픽 기장(문화장)

△ 1986년 문공부 장관 표창(전통문화 해외선양)

△ 대표 안무작 : '정재정감'(2020), '담청(淡靑)'(2019), '비가(悲歌)'(2018), '만찬-진, 오귀'(2017), '제의, Ceremony 64'(2015), '토너먼트'(2014), '묵향'(2013), '신들의 만찬'(2013), '그대 논개여!'(2012)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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