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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감] 야구월드컵 WBSC U-18 '5연투' 빛나는 인천고 김택연

김주엽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입력 2023-09-19 20:27

"키는 숫자일뿐…'이제는 프로선수'훈련으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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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고등학교 투수 김택연 선수는 "감독님과 코치님, 여러 투수 선배님들의 좋은 점을 내 것으로 만들어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는 1981년부터 시작된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1981년 열린 초대 대회 우승을 이끈 선동열·조계현을 시작으로, 이승엽·김선우(1994년 대회), 추신수·정근우·이대호·김태균(2000년 대회), 김광현·양현종(2006년 대회), 허경민·오지환·김상수·안치홍·박건우(2008년 대회), 강백호·곽빈(2017년 대회), 소형준·오원석(2019년 대회) 등 우리나라 야구를 대표하는 수많은 스타가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통해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최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23년 대회에서도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인천고등학교의 투수 김택연(18)이 그 주인공이다. 김택연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삼진 9개를 곁들인 완봉승을 거두며 우리나라를 3위로 이끌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2승, 평균자책 0.88을 기록하면서 최우수 구원 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택연은 최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비들을 믿고 공격적으로 투구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함께 대표팀에서 열심히 뛰어준 친구들 덕분에 좋은 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3·4위전 미국에 삼진 9개 곁들인 완봉승… 평균자책 0.88 '대회 최우수'
153㎞ 최고 구속 직구·슬라이더·커브 장착 모교 대통령배 결승 이끌기도
'신인 드래프트 2번' 지명한 두산 김태룡 단장 "2~3년내 스토퍼 기대"


김택연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투수 중에 가장 많은 투구 수를 기록했다. 8일의 대회 기간 그는 6경기에 등판해 총 247구를 던졌다. 특히, 5경기 연속 마운드에 오르면서 혹사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대회 기간에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감독님과 코치님,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도움을 줘 마운드에서 계속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며 "대회 이후에는 인천고 계기범 감독님이 휴가를 줘 집에 가서 푹 쉬고 회복해 지금은 멀쩡하다"고 말하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고 투수 김택연 선수 공감인터뷰1

어렸을 때 운동을 시작한 선수들은 대부분 학창시절에 한 번 정도는 운동을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한 번씩 있다고 한다. 동막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김택연은 지금까지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말한다. 야구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김택연은 설명한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직구 구속이 다른 친구들보다 느린 130㎞ 중반대밖에 되지 않아 잠깐 초조한 마음이 생긴 적은 있다"며 "감독님과 코치님을 믿고 투구폼을 고치면서 열심히 연습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항상 생각했다. 이 때문에 꾸준히 몸을 만들면서 열심히 연습했고, 구속도 빨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열심히 운동한 그의 노력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빛을 내기 시작했다. 130㎞ 중반대에 머물던 그의 구속은 지난해 149㎞까지 늘었고, 올해는 153㎞의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김택연은 "2학년 때부터 계기범 감독님이 등판 기회를 많이 주셔서 투수로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를 주 무기로 삼은 그는 지난달 열린 대통령배고교야구대회에서 인천고를 19년 만에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준우승에 그쳐 아쉽긴 했지만, 팀 동료들이 열심히 해 준 덕분에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며 "결승까지 경기를 치르면서 팀이 하나로 뭉쳤던 모습이 대회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최근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택연은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받았다. 김택연은 "야구를 시작한 이후 항상 꿈꿔오던 순간이 현실로 다가오니 믿어지지 않았다"며 "높은 순위에 두산 베어스라는 좋은 팀에 지명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서 내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특별히 준비해 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야구를 시작한 순간부터 항상 나를 응원해 준 부모님에게 고맙다는 말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택연의 별명은 '고교야구의 고우석(LG 트윈스 마무리 투수)'이다. 묵직한 직구와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탈고교급 활약을 펼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김택연을 지명한 두산 베어스 김태룡 단장은 드래프트 당시 "이르면 2~3년 안에 스토퍼(마무리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김택연은 고우석이 뛰고 있는 LG 트윈스의 라이벌 팀에 입단했다. 그는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님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기뻤다"며 "고우석 선배님에게 뒤지지 않는 투구를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프로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택연이지만, 투수 중에는 작은 키를 갖고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김택연은 "키가 야구 실력을 정하는 요소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키가 큰 선수들보다 공을 더 많이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기 때문에 좋은 직구를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프로에서 훈련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면 작은 키 때문에 고민하는 나보다 어린 투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고 투수 김택연 선수 공감인터뷰

그는 이제 고등학교 야구 선수가 아닌 프로 선수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김택연은 "내가 던지는 공에 항상 자신이 있었지만,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계속하고 있다"고 속마음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프로에서 훈련하고 싶다고 말한다.

김택연은 "나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는 것을 빨리 습득하는 것"이라며 "감독님과 코치님, 여러 투수 선배님들의 좋은 점을 내 것으로 만들어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초등학교 때부터 나를 지도해준 여러 감독님과 코치님 덕분에 프로에 입단할 수 있게 됐다"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열심히 운동해 자랑스러운 제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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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김택연은?

▲인천 출생(2005년)
▲동막초-상인천중-인천고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감투상 수상
▲2023년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최우수 구원투수상 수상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두산 베어스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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