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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감] '650명 회원들의 멘토' 문종배 경기도기업경제인협회 제3대 회장

이영선
이영선 기자 zero@kyeongin.com
입력 2023-11-07 20:38 수정 2024-02-09 20:39

"고용주가 근로자보다 못한 노무 지식 가져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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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오랜 팬데믹 터널을 지나왔지만, 아직 회복의 길은 멀기만 하다. 서민들의 고통이야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지만, 경제의 또 다른 주체인 기업인들도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렇다고 절망만 있는 건 아니다. 묵묵히 자기 일에 집중하다 보면, '성공'이라는 볕 들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이 이들을 버티게 한다. 성공은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당겨주고 밀어주고 격려해 주는 멘토가 있다면, 고된 길도 보다 편히 걸을 수 있다.

경기도기업경제인협회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경제인 단체 중 하나다. 15년의 역사와 650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네트워크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협력해 협업하기도 한다. 문종배 회장은 지난 2020년 3대 회장으로 취임해 단체를 이끌고 있다.

30년 '외길' 연간 두세건 특허 등 제품개발 방충망 업계 1위
'만석공원 상생박람회' 시민들에 지역기업 홍보행사 열기도
60대 '젊은 시니어' 고용 등 정부 나서서 인력 대책 세워야


-(주)인익스라는 회사의 대표로, 성공한 기업인이다. 기술개발 분야에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수원시 중소기업인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건축자재 업종을 시작해 30년 가까이 한 업종에만 파고들었다. 건축자재에서 벗어나 새로운 업종으로 전환하려 하지도 않다 보니 전문성이 생겨 큰 어려움은 없었다. 회사가 제조업 기반이라 1년에 두 세건 정도 특허를 출원하는 등 끊임없이 제품 개발을 했다. 원가를 절감하고 불량이 적어 AS를 덜 받는 등 조금이나마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려고 노력해 회사도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다.



제품을 만들고 설치하고 AS까지 우리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다 이뤄진다. 그래서 시장에서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신속한 조치로 거래처와 신뢰를 쌓아 지금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고 올해도 지난해보다 20~25%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또 방충망 업계 1위를 하고 있다.

문종배 회장2
경기도기업경제인협회 회장이자 (주)인익스 대표인 문종배 회장이 자사 제품인 하이브리드형 미세먼지 차단망을 설명하고 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2년 전 미세먼지 차단망을 개발했다. 하이브리드형 미세먼지 차단망을 개발해서 조달청으로부터 혁신 제품으로 인정을 받았다. 방충망이면서 미세먼지 방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데 파손이나 성능을 잃게 되면 보통 전체 틀을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자사의 제품은 소비자도 쉽게 교체할 수 있게끔 만들어서 경제성을 인정받아 조달청에서 혁신 제품으로 선정된 것. 현재 자사 제품은 제주국제공항에 설치돼 있고 군산시청, 괴산군청, 서울과 경기도 일부 학교에 설치됐다."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기업인들의 어려움이 지속되는데.


"경기가 많이 어렵다고 하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생활패턴이 많이 변했다. 일부 업종은 호황을 누린 곳도 있지만 대다수 업종이 상당히 어려웠다. 코로나가 끝나면 경제가 호전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으로 인해 자잿값 상승과 인건비 상승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제1금융권에서 대출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자금들도 첨단 산업, IT 업종에 쏠려있어 많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들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자금의 혜택을 받는 것도 어려운 상태다."

-이럴 때 일수록 기업들의 자구책도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중소기업은 인력난이 심하다.


"경기도기업경제인협회는 올해 경기도 지원을 받아서 기업 CEO를 상대로 노무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이다. 노무 교육은 노동자를 위한 교육이 아니고 고용주를 위한 교육이다. 나도 고용주 중 한사람이다.

현재 여러 부분에서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한국의 노무 교육을 받고 온다. 반면에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은 노무 교육을 받을 기회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 그래서 역으로 당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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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상황이 어려워 중국 동포를 고용한 적이 있는데 다른 곳에서 '만원 더 준다'하니 아무 말 없이 회사를 옮겼던 경험이 있다. 공백이 생겨 공정이 안 돼 생산 라인을 가동할 수 없었다. 노동청에 불만을 얘기하니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주한테 보고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그 후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다가 사업이 확장되면서 여러 비용을 들여서 올해 1월 외국인 10명을 고용했다. 하지만 3월에 2명이 퇴사하겠다고 밝혔다. 한 명이 보내달라고 큰 어필을 해서 보냈는데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때 기숙사와 내부 집기 등 회사에서 비용을 투자했지만 한 달도 안 된 상황에 회사를 나간 상황이었다.

그 후 퇴사 의사를 밝혔던 다른 한 명은 고의적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수차례 경고하다가 징계를 했던 사례도 있는데 노동청에 진정을 넣어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징계 절차가 적절했는지 따지고 있는데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같은 소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모든 의무 교육을 다 받고 노무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 근로자와 문제가 생겼을 때 절차대로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나 있을까'의 질문에서 노무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고용주가 근로자보다 더 못한 노무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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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제품 안전의 날 행사에서 문종배 회장이 제품안전관리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주)인익스 제공

-기업 간 교류 없이 나홀로 사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도 많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지난달 수원 만석공원에서 상생박람회를 열었다. 30여 개 업체를 모집해서 경기도 경제부지사, 수원시장, 경기도의회 의원 등 손님도 많이 오고 도민들에게 반응도 좋아 성황리에 잘 끝났다.

박람회 목적은 주변에 있는 기업들의 상품을 관내의 시민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시민들에게 지역 기업의 제품을 알리려는 취지였다. 지역 기업이 회사를 알리고, 지역민들이 지역 기업에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기업 간 네트워킹의 방법 중 하나가 박람회다.

협회 내에서도 서로 어떤 업종을 영위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행사를 통해 기업 간에 네트워크도 형성하면서 정보 교류를 하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아울러 경기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차원의 다양한 역량 강화 교육이 많다. 이런 교육이나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경제단체들의 역할이 과거보다 축소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부 정책이나 수도권 역차별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3~4년 전에는 협회 쪽에 1년에 사업할 수 있는 예산이 많이 지원됐다. 과거에는 10억원씩 지원받던 때도 있었는데 코로나가 유행한 뒤 거의 0원이 됐다.

지방선거 때도 양당 정치인을 모아서 경제단체로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부분이 있는데 도움을 줘야 하지 않겠나 요청했고, 도와주겠다 했는데 올해 들어와서 보니 예산이 많이 축소됐다. 협회 활동이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그런 점이 아쉽다."

2023 수원시 중소기업인 대상 기술개발부문 수상
지난 10월16일 수원시 중소기업인 대상에서 문종배 회장이 기술개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23.10.16 /(주)인익스 제공

-중소기업계를 대표해 정부와 경기도 등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첫 번째는 인력을 어떻게든 중소기업이 많이 고용할 수 있게끔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 MZ세대 등 청년세대 대부분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 제조업은 인력이 필요한데 데려올 인력이 없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젊은 시니어를 고용하는 것도 언급했었다. 60세에 퇴직하고 능력이 있고 노하우도 있는 젊은 시니어를 고용하는 것이 그분들은 제2의 인생을 살고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등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을 지자체와 정부에서 고심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기업에 지원해주는 자금이 첨단 산업이나 IT로 향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에 뿌리 기업이 상당히 많은데 이들이 고용한 인력도 상당하다. 뿌리 기업은 사람을 고용하기에도 어려운 상황도 있는데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들에서 형평성을 잘 가려서 기업에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글·사진/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문종배 회장은?

▲(사)경기도기업경제인협회 회장
▲(주)인익스 대표
▲2022 제품안전의 날 대통령 표창
▲2023 수원시 중소기업인 대상 기술개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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