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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151석땐 '윤석열 정권 실패'… 여권 과반땐 '국정 탄력'

권순정
권순정 기자 sj@kyeongin.com
입력 2024-04-09 20:54

'야권 200석' 프리패스·식물정부… 21대 보수 대참패 전제 '불가능'
이재명 '151석 호소' 국회의장·상임위원장 선임 유리한 숫자 전제
국힘, 절반 득표땐 한동훈 높게 평가… 국정탄력·당권·대권주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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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과 이조심판의 대결에서 유권자는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22대 총선이 마침표에 이르자 선거 결과에 따른 향후 정국전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세간의 관심은 강한 정권심판 정서가 작용해 그 주축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200석을 넘을지 여부다.

200석에서 비례 의석을 제외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의석으로 173석에서 176석을 확보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혹은 좀더 넓게 새로운미래, 녹색정의당의 의석을 합해도 민주당 단독으로 적어도 지역구 254석 중 170석은 차지해야 범야권 200석이 가능해진다.

범야권 200석은 매우 의미심장한 숫자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되면 법안이 국회로 되돌아와 재표결시 200표 이상을 요구한다. 즉 200석은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 하는 숫자다. 야권이 요구해온 채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예민한 정치적 사안은 물론이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많은 법이 상정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개헌도, 대통령탄핵소추안도 3분의2 표결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의석 3분의2를 뜻하는 200석은 곧 야권 프리패스와 식물정부의 다른 단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가 투표로 범야권에 200석을 허락했다는 뜻은 이 정부에 대한 사망선고로 읽어도 무방하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 전망이다. 여권 100석은 국민의미래 16~19석, 친여권 정당 자유통일당이 0~2석을 제외하고 국민의힘이 지역구에서 79~84석만을 확보한다는 가정인데, 21대 총선을 넘어선 보수의 대참패를 전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역시 총선 결과 120석 전후로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8일 200석 개헌선을 언급하며 위기감을 드러낸 것은 실제 그럴 가능성이 높다기보다는 지지층 결집이 목적이었다는 얘기다.

단독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민주당 의석도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줄곧 과반 '151석'을 도와달라고 외쳐왔다. 이 대표가 말한 151석은 단독과반으로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임에 있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숫자다. 본회의 안건 상정 권한을 가진 국회의장은 관례적으로 원내 1당 최다선 의원이 맡아 왔다. 18개 상임위원장은 의석수에 비례해서 나눠 갖는다.

'151석'을 향한 외침은 적어도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입법부를 조성해 달라는 호소다. '권력균형' 차원이지만 21대 국회는 입법권을 쥔 민주당과 행정권을 쥔 국민의힘간 대립으로 서로의 발목이 잡혔고, 국정은 한발 앞으로 진전하지 못했다.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한다면, 범야권으로 입법부 운영이 쏠릴 테지만 21대처럼 입법과 행정의 대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통치·거부권정치는 151석에 의미를 둔 정부여당이 국정운영의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민주연합 포함)과 조국혁신당의 의석이 180석 정도를 얻는다면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단독이 아닌 범야권이 151석을 확보해도 여전히 윤석열정부의 실패다"라며 "여권이 입법부 다수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정부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다는 민의의 표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여권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론이 등장할 수 있다.

반면 이조심판 프레임으로 국민의힘 등 여권이 과반을 차지한다면 한 위원장 효과를 높게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럴 경우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고, 한동훈 위원장이 당권주자이자 대선주자로 안착하게 된다. 특히 현 정부의 개혁 과제 등이 국회의 도움을 받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2대 국회는 양당의 의석수가 어떻게 분포하느냐에 따라 소수 정당의 힘의 크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개헌 가능한 200석이 어떻게 조합되느냐, 단독 과반 정당이 상임위에서 5분의 3을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 여야가 대립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상임위 5분의3 의결)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 소수 정당이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배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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