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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장감 흐르는 경계근무 한미연합훈련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북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군당국이 연평도에 지대공 미사일 '천마'를 긴급 배치하는 등 대북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 옹진군 연평도 마을 외곽 해안도로에서 해병대원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평도/김범준기자 bjk@kyeongin.com |
[경인일보=연평도/임승재·정운기자]"이 난리통에 피땀 흘려 수확한 벼도 다 썩게 될 판이니…."
북한의 무차별 포격을 받은 연평도 농민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벼 수매가 언제 이뤄질지 기약조차 없어 땀 흘려 일궈놓은 1년 농사를 하루 아침에 다 망치게 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태풍과 벼멸구 피해로 수확량이 크게 감소한데다 벼 수매까지 차질을 빚게 돼 연평도 농민들은 이중, 삼중고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연평도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신유택(71) 할아버지는 "해병대 장병들이 지원나왔는데도 아직 베지 못한 벼가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1일 연평도를 제외한 북도, 백령도, 대청도, 덕적도, 자월도, 영흥도 등은 수매작업을 모두 마쳤다.
옹진군에 따르면 올해 배당된 공공비축미 매입량은 총 9만7천가마니(40㎏짜리 포대)로, 수매 마감 결과 목표치에 못미치는 8만가마니 밖에 출하되지 않았다.
이는 곤파스 등 태풍으로 기상이 좋지 않았고 벼멸구 피해까지 입어 수확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옹진군은 품질 저하로 수매 등급도 예년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연평도에서 수확된 벼는 수매가 이뤄지지 않아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수매를 해 창고 등에 제대로 보관, 관리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주민들 각자 집에 그냥 쌓아놓은 상태여서 비 피해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면서 "수매를 서두르고 싶지만 주민들이 연평도로 안 들어가니 지금 우리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당초 옹진군이 계획했던 연평도 벼 수매 일정은 3일이다. 수매작업이 지연되면 그 만큼 농민들의 대출이자 부담도 커지게 된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농민들은 연초에 대출을 받아 쌀을 판 돈으로 빚을 갚는데 출하를 못하니 자금 융통이 안 되지 않겠냐"며 "수확량도 줄고 수매등급도 낮을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가계소득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