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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따뜻·희망·멋진 도의회' 이끄는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강기정 강기정 기자 발행일 2017-01-05 제3면

'원칙·상식' 중심, 3당체제 혼란해소·도민 신뢰회복 최선

정기열 도의회 의장 신년 인터뷰 사진5
"도민들 더 많이 웃고 행복하시길"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이 경인일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정유년에는 도민들이 더 많이 웃고 행복해 할 수 있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소통 노력 동료의원 공감
작년 갈등에서 '화합 매듭'
'법 사각지대' 고통 해결
의장 되어도 많은곳 한계

민주·새누리·신당 '변화'
원구성·연정등 '새해과제'
남지사 도정 먼저 챙겨야
도민 행복한 경기 만들것


2016년 경기도의회는 시작부터 혼란스러웠다. 본회의장에서 의원들 간 난투극으로 1월 1일 0시를 맞은 후 깊어진 갈등의 골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예산안을 제때 의결하지 못해 벌어진 준예산 사태를 두고 여야 의원들은 '네 탓 공방'을 벌이기 바빴다. 화합과 상생을 약속했던 연정의 빛도 바랬다.

앙금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7월 후반기 체제가 문을 열었다. 맨 앞에는 정기열(민·안양4) 의장이 섰다. 그가 '따뜻하고 희망찬 멋진 경기도의회'를 만들겠다고 외치자 도의회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288개 정책을 토대로 '2기 연정'이 출범해 지방장관제 등 지방자치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고 연말엔 5년 만에 예산안을 법정 기일 내에 의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갈등으로 출발한 2016년이 화합으로 매듭을 지은 것이다.

정 의장은 "지속적으로 소통하려고 했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본다"며 "제가 취임하면서 기본 원칙과 상식에 맞게 의회를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원칙을 지키자는 부분에 대해 동료 의원들이 공감해줬기 때문에 그래도 지난 한 해를 뿌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갈등에서 화합 이끈 '소통의 리더십'…"예상 외로 많은 곳에 벽" 아쉬움 토로

의장으로서 보낸 첫해, 그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의장이 돼도 예상 외로 해결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아쉬움'이었다. 도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취임하자마자 도의회 민원 처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한편 현장 곳곳을 직접 다녔던 정 의장이지만, 여러 곳에서 한계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정 의장은 "제가 의장이 되고 처음으로 방문했던 민원 현장이 수원 조원동 재개발구역이었는데 여전히 보상 문제 등으로 해당 주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얼마 전에도 문자를 받았는데 주민들이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며 "의장이 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많은 곳에서 벽에 부딪혔다. 특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겪는 고통은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 번번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지난 한 해 내내 삐걱댔던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1년 내내 되풀이됐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 것은 분명 도의회가 연말에 거둔 큰 성과지만 아직 정부와 도교육청 간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며 "정부에서 필요한 예산의 42%에 불과한 금액만을 편성해 현재 누리과정 예산이 3개월분밖에 확보되지 않은 상황인데, 당장 4월이면 또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열 도의회 의장 신년 인터뷰 사진8
■새해에도 혼란스러운 도의회…"2017년엔 더 행복한 경기도 됐으면"

2017년에도 정 의장의 도의회 운영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가 도의회에도 고스란히 미치고 있다.

새누리당의 분당이 현실화되며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 두 교섭단체로 출발했던 9대 도의회는 이제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가칭)개혁보수신당 '3당 체제'로의 개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원 구성 문제는 물론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양대 축으로 했던 연정에도 혼란이 예상된다.

여기에 '광역의회 중 청렴도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깨는 일 역시 정 의장의 새해 과제가 됐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2016년 지방의회 청렴도 평가'에서 도의회가 17개 시·도의회 중 16위에 그친 것이다. 안으로는 혼란을 해소하고, 밖으로는 도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게 정 의장이 안은 숙제다.

정 의장은 "의장으로서 중심을 잡고 도의회가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저부터 먼저 내려놔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기 연정 때는 의장이 중요한 주체였던 것과는 달리, 2기 연정 때는 남경필 도지사와 박승원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호 새누리당 대표가 각각 정책 합의서에 사인을 했다. 만약 제가 2기 연정 때도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고 우겼으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선거 출마가 점쳐지는 남경필 도지사에 대해선 "같은 정치인이니까 대선에 도전하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도정에 먼저 좀 충실했으면 한다. 또 정치인으로서의 발언과 도지사로서의 발언을 적절하게 구분했으면 좋겠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남 지사를) 가끔 보면 정치를 모르거나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정 의장은 "도정을 견제하는데 1차적 목적을 두고 있는 기관인 도의회에 무조건 연정을 앞세워 '다 같이 함께 갈 수 있다'는 식으로만 이야기하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다. 그건 협치가 아닌 단순한 협조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으로서의 가치를 앞세워 행동하는 것이 정당 정치고, 의회 정치"라고 꼬집었다.

정 의장의 정유년 새해 소망은 "도민들도, 저도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새해에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솔직하게 얘기하면 그냥 하루 종일 푹 잤으면 좋겠다"라며 웃은 그는 "지난해보다 더 여러 곳에서 달릴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원 현장 한 군데라도 더 가보고, 틈나는 대로 경로당 어르신들께 색소폰 연주(그는 도의회 음악동호회에서 활동 중이다)도 더 많이 들려드렸으면 좋겠어요. 저는 정말 '멋진 의장'으로 기억되는 게 꿈인데, 도민들이 더 많이 웃고 행복해할 수 있는 경기도를 만드는 게 바로 멋진 의장이 되는 길 아닐까요?"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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