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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올해 핵심가치 '경험' 꼽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대현·조윤영 김대현·조윤영 기자 발행일 2017-01-06 제3면

꿈의 학교·꿈의 대학… 진로·적성, 1천개 길·지도 만들것

이재정
"학생 진로·적성 찾기 돕겠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경인일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꿈의 학교를 확대하고 꿈의 대학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야간자율학습' 폐지 대안
학생 수면·아침 보장 호평
사회 인적·물적자원 활용
장래 직업 체험 기회 확대

고3 미래개척 역량 높이기
서울대 등 70곳 대학 참여
올 '성장배려 학년제' 계획
재정부족 근본해결 노력도


경기도교육청 엠블럼
"야간자율학습이라는 철창에 갇혀 있던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경험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5일 경인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꿈의 학교를 확대하고 야간자율학습에서 해방시켜줄 꿈의 대학을 도입한다"며 "학생들이 가는 길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1천 개의 길과 그 길을 안내해줄 1천 개의 지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고교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선언했다가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몬다', '지역별 교육 편차가 우려된다'는 등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대안으로 제시한 꿈의 대학이 서울대를 비롯 70곳이 넘는 대학의 참여가 확정됐고 신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재 대학별, 교수별 강의 준비가 한창이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대학들의 참여율이 높고 예정 중인 강의 프로그램이 일부 공개되면서 야간자율학습 폐지에 대한 우려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일각에선 학생들의 수면 시간과 아침 식사 시간을 보장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9시 등교'와 맞먹는 공교육 정상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또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으로 전국 최초로 시도했던 '꿈의 학교'를 올해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 학교' 200곳과 '마중물 꿈의 학교' 100곳을 각각 선정할 예정이다.

꿈의 학교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업과 진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학교 밖 학교'로 지난해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연계돼 많은 학생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는 "꿈의 학교는 경기 교육의 핵심적인 가치이자 목표인 혁신학교의 연장선 위에 있다"며 "교육 자치 시대에 지역사회의 인재를 어떻게 만들지 함께 고민하고 학교 밖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체육 활동을 경험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꿈의 대학은 고교 3학년 학생들의 교육 선택권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방과 후 시간을 돌려줘야 한다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제안에서 출발했고, 꿈의 학교는 학생들의 요구와 의견을 반영해 계속 진화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이 교육감은 꿈의 대학에 대해 "고등학생들의 융합적인 사고력을 키우고 자신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이는 폭넓은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강에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과 강의를 꾸준히 발전시키고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재정

이 교육감은 지난해 학교장 2천350여 명, 학부모 3천600여 명을 만났다. 학생과 교사 등을 포함하면 헤아릴 수조차 없는 교육 가족들을 만나고 있다. 현장 중심의 교육 정책을 펼치겠다는 취임 당시 약속을 지키며 소통과 공감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소통과 공감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정책이 '꿈의 대학'과 '꿈의 학교'로 꼽히고 있다.

그는 올해의 핵심 가치로 '경험'을 꼽았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 되고 새 배움이 된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고 발견할 경험과 기회를 줘야 한다.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고 배울 수 있다면 더욱 크고 넓은 가지를 뻗어 나가는 자신이 되고, 우리가 돼 더불어 숲과 같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초교 1~2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 과정을 '성장 배려 학년제'로 운영해 기초 학력을 관리하고 전문 교사를 담임으로 배치하는 등 학교생활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도내 중학교에 적용한 자유학기제를 '경기자유학년제'로 확대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수업과 평가 방법 등을 시도한다. 이에 대해 그는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이 이뤄지려면 학교마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교육청은 세월호 참사를 교훈 삼아 현 교육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성찰하고 새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416 교육체제'를 더욱 확고히 정착하기로 했다.

또 경기 교육이 기존 경쟁과 통제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학교 민주화, 지역별 특성화 등을 통해 학생이 가진 잠재력과 역량을 길러 내야 한다고 진단하고, 일선 학교와 교육청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정책들을 장·단기로 나눠 교육부와 국회 등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 교육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한 교육재정 확충에 대해서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으로 누리과정 예산 일부를 국가가 책임지게 됐지만, 전체의 22%에 불과해 앞으로 근본적인 교육 재정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평가했다.

또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결국 1년 유예됐지만,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국정 교과서는 교과서로서 실격"이라며 "반헌법적, 비민주적, 반 교육적 방식으로 추진한 국정 교과서 자체를 즉각 중단하고 폐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희망 학교에 한해 시범학교 형식으로 국정 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도 협조하지 않겠다고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김대현·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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