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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경기도에서 키워도 될까요?·(2)]국공립 유아기관, 당첨돼도 문제

공지영·이원근 공지영·이원근 기자 발행일 2019-04-09 제1면

'등·하원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맞벌이 배려없는 공립유치원

"道, 전국서 통근시간 제일 긴데…"
출근 하면서 아이 맡기기 '불가능'
'시간연장형' 어린이집등 태부족
하원 후 베이비시터 고용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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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전국에서 통근시간이 제일 긴 것을 경기도 공무원들만 모르는 것 같아요."

수원에 살며 5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A씨는 지난해 말 수원 소재 한 공립 유치원에 당첨됐다. 기쁨도 잠시, 유치원 입학 안내 전화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A씨는 "오전 9시부터 등원이 가능하다고 통보받았다. 하도 어이가 없어 다른 공립 유치원에 문의하니 대부분 9시에서 9시 30분이 등원시간이었다"며 "회사의 출근시간이 오전 8~9시이고, 서울로 출근하려면 최소한 오전 7시에는 집에서 나서야 하는데, 맞벌이는 아예 보내지 말라는 소리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로또'라 불리는 공립유치원 입학을 포기했다.

매년 사립유치원 비리, 민간 어린이집 학대사건 등을 접하면서 경기도 부모들은 '국공립 유아기관 확충'을 강력하게 요구하지만, 실상 국공립 유아기관을 간다해도 비현실적인 운영실태에 입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남양주에서 자녀 둘을 키우는 B씨도 "대부분 근무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 게 상식인데, 6시에 끝나 아무리 빨리 와도 서울에서 퇴근하면 1시간 이상 걸린다. 하지만 아이가 다니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돌봄교실은 6시까지다. 결국 하원 후 아이를 돌봐줄 베이비시터를 고용했다"며 이중고를 토로했다.

경기도 내 공립 유치원은 오후 6시 이후 돌봄교실이 전무하고, 시간 연장형 국공립어린이집은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도내 국공립 어린이집 중 오후 6시 이후 돌봄교실이 가능한 곳은 472개소다.

서울시가 687개소인 것과 대조적이다. 평균 1시간~1시간 30분이 걸리는 경기도민 통근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공지영·이원근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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