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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 코로나19로 '비행기 다이어트'

정운 정운 기자 발행일 2020-09-0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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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리스방식 도입 '비용절감'
계약만료 말소 등 모두 14대 감소
업계 불황에 보잉사 공장 셧다운
일각선 "리스료 내기도 어려워"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항공사들이 핵심 자산인 항공기를 줄이고 있다. 국내 항공사 대부분은 리스 방식으로 항공기를 도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운항을 못하는 항공기는 매출을 일으키지 못해도 비용이 들어간다. 국내 항공사들이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항공기 수를 줄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 표 참조

8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항공사 항공기는 총 14대 줄었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로케이항공과 플라이강원이 1대씩 도입한 것을 제외하면 국내 8개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스타)에서 16대를 줄인 것이다.

항공사별로 보면 이스타항공 항공기 7대가 말소됐다. 아시아나항공은 5대의 항공기가 임대차 계약 만료 등의 이유로 말소됐고, 항공기 1대를 새로 도입했다. 에어부산은 3대를 말소하고 2대를 도입했으며, 진에어는 2대가 줄었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1대씩 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항공기를 제작하는 보잉 등의 공장이 셧다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항공사들의 항공기 도입 시기가 애초 일정보다 늦춰지기도 했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 등이 항공기를 도입하면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국내 항공사의 전체 항공기 수가 줄어드는 것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항공기가 많이 줄어든 것은 국내 항공산업 사상 처음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가파른 항공 수요 상승세를 바탕으로 항공기를 늘려왔다.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해 항공기 수를 줄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산학융합원 유창경 원장은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항공기를 줄이면 코로나19 종식 후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을 때 대응이 늦어질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최선의 방안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공대 허희영 교수는 "업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부 항공사는 리스료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항공사들이) 지금은 무리하게 기단을 유지하는 것보다 몸집을 줄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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