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미군기지 반환 구역을 가다·(5·끝)] 외부 전문가가 본 캠프 마켓

박경호·박현주
박경호·박현주 기자 pkhh@kyeongin.com
입력 2022-11-28 20:21 수정 2022-12-01 11:25

"결정 유보 또한 대안… 어설픈 철거·개발, 후손 기회 박탈"

x2.jpg
부산 옛 하야리아기지에서 탈바꿈한 부산시민공원. /박소연기자 parksy@kyeongin.com

 

80여년 만에 인천 시민 품으로 돌아온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을 어떠한 모습으로 새롭게 단장해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까.

아직 인천 지역사회에서 캠프 마켓 활용 구상의 밑그림이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다양한 목소리가 서로 부딪치며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캠프 마켓 활용에 관한 공론화 작업을 진행할 에 착수할 계획이다.

경인일보 취재팀은 이번 기획 시리즈 '미군기지 반환 구역을 가다'를 통해 다른 지역의 반환 미군기지 활용 사례를 살피고, 현지에서 외부 전문가들에게 물어 캠프 마켓 활용 방향을 최대한 객관화한 시선에서 보고자 했다. 


인천시, 내년부터 본격 공론화 착수
아픈 역사에도 보존 후대 기억 필요


부산 옛 하야리아기지에서 탈바꿈한 부산시민공원 개발 방향을 논의했던 '하야리아공원포럼' 강동진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일제강점기 일본이 지은 건물이나 미군 주둔 등 '과거의 아픈 역사'도 그 실체를 남겨 되새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강 교수는 "징용의 역사를 담은 캠프 마켓의 옛 일본육군조병창(군수공장) 건물은 실체가 없어지면 기억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인천시가 조병창 건물을 남기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후 시민사회 갈등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병창 건물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겠다면 다음 세대를 위해 결정을 유보하는 것도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어설픈 관점에서 건물 가치를 재단해 헐어버리고 없애는 것은 후손들이 판단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x3.jpg
부산 옛 하야리아기지에서 탈바꿈한 부산시민공원. /박소연기자 parksy@kyeongin.com

하야리아기지 경우도 공원 조성 과정에서 기존 338개 건축물 가운데 24개만 보존해 활용하고 있는데, 건축물 존치·철거에 관한 갈등이 있었다.

부산시민공원 조성 과정에 참여한 유현 부산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역사성'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면서 '활용성'과 '경제성'을 따져야 한다고 했다.

유 학예관은 "역사성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가령 시민을 위한 공연장이나 학습 공간 등으로 활용 가치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오래된 건물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과 안전성을 포함한 경제성도 활용 방안을 세울 때 중요한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후 건물 보수·안전성 기준도 중요
공간 채울 '문화 콘텐츠' 논의 고민을


강원도 춘천 캠프 페이지 활용 방안을 연구한 추용욱 강원연구원 지역개발실장은 캠프 마켓의 공간을 채울 '콘텐츠'에 대한 논의도 더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추 실장은 "(반환 미군기지 활용이) 단순히 번듯한 건물 하나로만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들어갈 문화 콘텐츠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며 "춘천 캠프 페이지의 경우 단순히 지자체의 정책을 실현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만들어주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활용 방안을 구상하라고 제언했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들은 미군기지 부지를 활용할 때 미래 세대에 무엇을 남겨줘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공통으로 얘기했다.

추 실장은 "캠프 페이지나 캠프 마켓 모두 도심 한복판 노른자위 땅"이라며 "우리 1세대뿐 아니라 2세대, 3세대가 그 땅을 활용할 여유와 여지를 남겨야 한다"고 했다.

/박경호·박현주기자 pkhh@kyeongin.com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2022112801001117300050381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