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전세사기 기록: '행복'계약서에 속다]
이달 기준 전국 특별법상 '피해자' 1만2928명 달해
유례없던 사건들…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 드러나
'건축왕' 남헌기(62) 일당에게 속아 벼랑 끝에 몰린 인천 미추홀구 '행복마을' 주민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싼값에 전세계약을 맺은 게 잘못 아니냐"는 냉담한 시선이나 손가락질에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며 주민들을 위로하는 이들이다. 김태근 변호사와 최지수 작가도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버텨내듯 살아가는 행복마을 주민들의 곁을 지키는, 그런 사람들(2023년 12월21일자 6면 보도=[전세사기 피해자를 돕는 사람들·(11·끝)] 아픔에도 서로를 먼저 생각한 이웃들)이다.
행복마을 주민들은 1억원 미만의 돈으로 도시의 전셋집을 마련했다. 대단지 아파트를 살만한 형편이 안됐다. 그저 남들처럼 살기 위해 일자리, 교통편, 학교, 병원 등이 있는 곳으로 향한 게 행복마을이었다. 2년마다 전세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도심 대단지 아파트 주위에만 형성되는 '행복'을 잠시 빌렸던 것이다.
전국 곳곳에 이런 행복마을이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시작된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의 비극은 행복마을에 이어 수원, 부산, 대전 등 전국으로 번졌다.
인천 미추홀구 '행복마을' 8단지 201호 세입자 요셉(가명)이 전세사기 피해로 신변을 비관해 세상을 등진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고인의 이름이 적힌 수도요금 고지서가 여전히 그가 살았던 집으로 오고 있다. 2024.2.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전국에서 벌어진 유례없는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들을 통해 이 사회가 감춰왔던 부끄러운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는 다함께 그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여기까지가 1년6개월간 경인일보가 이어온 '미추홀 전세사기 기록'이다. 기록은 오늘로써 끝나지 않는다. 행복마을 주민들이 말 그대로 '행복'을 되찾을 때에야만 이 기록은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변민철·백효은기자(인천본사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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