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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특집]밝은 보름달처럼… '가을秋 저녁夕' 달과 사랑에 빠질까?

김선회 김선회 기자 발행일 2013-09-22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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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秋夕)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이다. 하지만 유달리 달(月)에 관심이 많았던 우리 민족은 추석을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으로 인식해 소원을 빌곤 했다.

중국인들은 추석 무렵을 중추(中秋) 또는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해서 월석(月夕)이라 하는데, 추석(秋夕)이라는 말은 유가(儒家) 경전의 하나인 예기(禮記)에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유래한 것이다.

추석 때가 되면 농사일도 거의 끝나갈 무렵이고, 남쪽에서는 햇곡식을 먹을 수 있고, 과일도 풍성한데다 덥지도 춥지도 않아 누구나 즐길만하니 과연 같은 달이라도 추석에 맞는 보름달은 그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중국에서도 추석날에는 달 모양의 월병(月餠)을 만들어 조상에게 바치고 달을 감상하며 시를 짓는다. 중국 속담에 '매봉중추(每逢中秋) 배사월병(倍思月餠)'이라 하여 매번 중추날에는 더욱 월병 생각이 난다는 것이다.



우리의 반달 모양 송편과 달리 보름달 모양의 월병은 이미 원(元)나라때 만들어졌는데, 월병으로 시식을 하고, 달을 감상하는 상월(賞月) 행사로 추석날을 보낸다.

이러한 풍습은 일본의 경우도 비슷한데, 유독 동양 3국 가운데 우리 민족만이 이 날을 민족적인 대명절로 여기는 것은 우리 민족의 달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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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근 추석 명절의 의미가 조금씩 바래고는 있다.

황금연휴로 인식해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는다거나, 의무적(?)이라도 모처럼 힘들게 모인 친척들이 재산문제로 다투거나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추석은 부디 친척간·가족간·시댁간·친정간 아무런 다툼없이 다들 정답게 모여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조상에게 감사하는 명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한가지 더, 요즘 사람들은 날씨와 관련해 딱 두가지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추석에 '보름달'이 뜨느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크리스마스에 '첫눈'이 오느냐 하는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9월 19일 보름달이 아주 둥그렇게 뜰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 추석 기간에는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이 예상돼, 달이 가릴만큼의 구름을 생성할 확률은 낮다고 전했다.

추석날 달의 월출 시간은 동쪽하늘에서 오후 6시 13분, 월몰 시간은 서쪽하늘에서 오전 5시 47분이다.

달의 남중(가장 높이 남쪽하늘에 떠있는 시간)은 밤 12시 13분으로 9월 19일과 20일 넘어가는 때다. 이때를 대비해 다들 소원 하나씩 준비해두시길.

/김선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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